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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개인

블로거의 햄스터에 관한 추억

2005년 12월에 작성한 글(약간 수정)

타란튤라, 양서류, 파충류의 먹이로 햄스터가 쓰이는 것이 현실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미 손 쓸수 없을 정도로 하락된 햄스터의 가격탓에...

대체할 먹이용 포유류가 더이상 없기 때문이다.(※3년전과 비교해 파충류 양서류 타란튤라시장이 많이

발전한 요즘(2008년)은 다른 먹이용 설치류가 많아져 햄스터를 먹이를 주는 경우가 많이 줄어들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인데...

보통 햄스터를 먹이로 주는 사람들은 '햄스터에 대한 안 좋은 추억'

이라고 얘기하며 햄스터를 혐오하는 경우가 많다.

나같은 경우 비교적 일찍 햄스터를 키워 상당히 귀한 동물로 인식이

되어 있다.

지금으로부터~ 10여년전~ 에도 역시나 동물에 관심이 많던 나는

'까치'라는 잡지를 애독하고 있었다.  50%가량은 전~~~혀 흥미롭지

않은 환경보호에 관한 내용이었고 나머지 반은 동물들... 에 관한 내용

이었는데 간간히 애완동물에 관한 것도 실려 있어 매달 사게 되었다.

(그때..본 재활용 대장 소년은 지금 뭐 하고 있을까 궁금하다...)

이 잡지에서 처음 '햄스터'라는 동물을 접하게 되었는데...

애완동물의 범주가 개+고양이+물고기까지였던 내겐 확실히 충격이었다.

세상에...

어떻게...

이렇게 작고 귀여운 동물이 있을 수 있다는 말인가!!!!!!!!!!!!!

얼마 후......

평소 애완동물을 많이 키우는 것으로 소문이 났던 텔런트 이승연씨의 사진과

함께 키우고 있던 정글리안 햄스터가 소개 되었고(집에 있던 사과한박스를 둘이

다 먹었다는 내용의 기사였다...-_- 왜 아직도 기억이 날까??) 이와 함께

서울에 있는 백화점에서만 살 수 있고 가격도 무려 3만원이라는 충격적인 사실도

알게 되었다.(당시...난 서울에 가기만 하면 몸이 아파 끙끙 앓을 정도로 시골파였다.)

나에겐 환상의 동물이 되어버린 햄스터..

이때의 기억으론 키우는 것은 생각도 못했고 어떻게 한번 보기라도 했으면~ 했다.

세월은 흘러~ 흘러~

중학교 2학년쯤...

갑자기 햄스터 붐이 불어닥쳤다.

왜 하필 햄스터인가?? 할 정도로 햄스터 특유의 번식력으로 하루아침에 퍼졌다.

만 오천원...  만원... 가격은 마구 떨어지고... 떨어지는 가격만큼 햄스터도 퍼져 나갔다.

당시... 한달 용돈이 3만원이나 된 탓에(지금 생각해 보니...꽤 많이 받았었다. 문제는...

중1때 3만원이었던 용돈이 고3때도 3만원이었다는 것TT.TT 혹시..나도 모르게 요즘도

돈단위를 3만원으로 생각하진 않는가...심히 의심된다.) 바로 사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으나

부모님이 애완동물을 끔찍히도 싫어하시는 탓에 간단히 꿈을 접었다(그 와중에도

당시엔 미지의 동물이었던 육지소라게를 무려 두번이나 키웠다. 돈 여부를 떠나...

도데체 어떤 루트를 통해 구했는지 인터넷이 발달한 요즘에도 미스테리다.)

그렇게 햄스터 붐은 지나가고... 가격은 더 떨어져 5천원 정도가 되었을때 햄스터

한마리가 우리집에 왔다. 그때 난 고등학생이였다.

아는 사람집에서 햄스터를 두마리 키우는데... 이넘들이 금술이 좋아 새끼들이 줄줄이

태어났다는 것이다. 첫번째 분양은...이미 예약이 되어 있어 놓치고...

두번째 분양을 기다리던 차에 뜻밖의 비보를 들었다.

갑자기 암컷이 광분해서 새끼들을 잡아먹고 한마리만 남았다는 것이다.

그동안 퍼진 햄스터에 대한 괴담에 익숙했던 터라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다.

이땐 이미 모뎀으로 천리안이나 하이텔 애완동물 동호회에 자주 들락이던 터라

정보는 빠삭해서(캠벨 알비노가 그렇게 사납다고 한다.) 바로 살아남은 새끼를

입양받게 된 것이다.

녀석은 새끼손가락 만했다.

전해들은 외관상 특징으로 추측해 보면 부-정글리안 모-캠벨 사이에서 태어난

교잡종인데.. 이땐 암수구분 없이 팔던 때라 이미 복잡한 믹스종이었다고 볼

수도 있겠다.

녀석은 참~ 많은 일을 겪으며 녀석은 우리집에서 2년 반이나 살았고...

나도 그동안 고3, 수능, 대입 등 많은 일을 겪었다.

햄스터 의 짧은 인생(?)에 비춰 볼때 녀석은 정말 격동적인 삶을 살았다고

할 수 있다. 태어나서 얼마 되지 않아 부모에 의해 형제들이 다 죽고 홀로

입양되어 온 녀석... 별의 별 실험적인 방법으로 다 키워지다(그땐 햄스터

방목이 유행이었다...내가 지금 개구리를 풀어 키우는 것도 이 영향을 많이

받았다.) 형을 따라 춘천에 가서 살며 수십번 형을 따라 강릉에 오곤 했었다.

(햄스터치고 엄청난 여행을 한 셈이다.)춘천에서도 강릉에서도 풀어서 키웠는데

녀석의 기억력이 상당히 좋아 언제나 먹이를 저장해 놓은 위치를 기억해 냈다.

노년엔 다시 강릉으로 내려와 살다(이땐...이빨도 없었고... 많이 말랐었다.)

어느날 아침 뒤집어져서 평소와는 다르게 움직이지 않았고 그게 마지막이었다.

우리집 뒷산에 집과 함께 뭍힌 녀석을 생각하면.. 이 장면이 생각난다.

이리오렴~ 하고 손을 내밀면

순진무구한 얼굴을 하고 귀엽게 뛰어온다.

그리곤...

매몰차게 내 손가락을 물어버리고

엄청난 고통이 내 손가락을 타고 뇌에 전달되며 난 반사적으로 녀석을 뿌리친다.

'으...으아아악!!!"

고통어린 비명을 지르며 손가락을 부여잡고 공중을 바라보았을 때

내가 본 것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공중제비를 돌며 떠오르는 녀석이었다.

물론...다시 안착해(대야에 대패밥이 가득했는데...그곳에 떨어졌다.) 아무일 없었다는 듯..

빨빨대며 돌아다녔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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